전광판 광고 영상 제작, 매체부터 정해야 하는 이유 — 코엑스·광화문 옥외 LED에 걸기 전 담당자가 확인할 규격·밝기·심의· 예산
전광판 광고 영상은 유튜브용 광고를 늘려 거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매체마다 다른 해상도와 화면비, 무음 시청 환경, 야간 휘도 기준, 매체사 소재 심의까지 서울 주요 매체의 실제 수치로 정리했습니다. 콘티를 쓰기 전에 무엇을 먼저 확정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짚습니다.
코엑스 K-POP 스퀘어 전광판의 광고 1구좌는 30초 영상을 하루 70번 내보냅니다. 광고 대행사 공개 단가로 한 달 매체비가 1억원 안팎입니다. 그런데 그 30초를 사무실 모니터에서 보던 16:9 영상으로 가져가면, 가로 81m·세로 20m의 4:1 화면에서 로고는 잘려 나가고 자막은 길 건너에서 읽히지 않습니다. 매체비는 이미 나갔습니다.
이 글은 전광판 광고를 처음 집행하는 마케팅 담당자와 대행사 AE를 위해, 콘티를 쓰기 전에 확정해야 할 것들을 순서대로 정리한 실무 가이드입니다. 2016년부터 서울·부산 두 제작 거점에서 기업·공공기관의 광고와 캠페인 영상을 만들어 온 스튜디오모락이 발주 담당자 시선으로 정리했습니다. 관통하는 주장은 하나입니다. 전광판 영상은 매체가 정해진 뒤에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전광판 광고 영상은 일반 광고 영상과 무엇이 다른가요?
전광판 영상은 소리 없이, 멀리서, 지나가며 보는 영상입니다. 이 세 조건이 기획의 출발점을 바꿉니다.
- 무음: 대로변 전광판 앞에서 광고 음성을 듣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레이션과 대사로 전달하던 메시지를 전부 화면 안의 글자와 이미지로 옮겨야 합니다.
- 거리: 시청자는 수십 미터 밖 횡단보도나 차 안에 있습니다. 모니터에서 적당해 보이던 자막 크기는 현장에서 점으로 보입니다.
- 짧은 시선: 30초 전체를 보는 사람은 드뭅니다. 신호 대기나 보행 중에 우연히 마주친 몇 초가 승부입니다.
시장 규모도 작지 않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 방송통신광고비 조사에서 옥외광고비는 1조 2,591억원으로 전체의 7.4%였고, 그중 디지털사이니지가 5,225억원으로 전년보다 4.2% 늘었습니다. 집행이 늘수록 "유튜브 광고를 전광판에도 걸자"는 요청이 흔해지는데, 대부분 그대로는 걸 수 없습 니다.
왜 매체를 먼저 정한 뒤에 영상을 만들어야 하나요?
전광판에는 표준 규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대표 매체 몇 곳만 봐도 화면비가 전부 다릅니다.
- 코엑스 K-POP 스퀘어: 약 81×20m 곡면 코너형, 해상도 약 7840×1950(가로세로 약 4:1), 30초 하루 70회
- 광화문 LUMI 미디어: 22.2×30.5m 세로형, 해상도 2192×2976, 30초 70회 또는 20초 100회
- 광화문 KT 사옥 외벽: 1,770㎡ 초대형 화면, 규격은 매체사 규격서로 확인
위 수치는 옥외광고 대행사 공개 자료와 언론 보도 기준입니다. 집행 전에는 매체사 규격서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4:1 가로형과 3:4에 가까운 세로형은 같은 콘티로 소화할 수 없습니다. 인물 클로즈업 하나를 배치하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그래서 순서는 반드시 이렇게 갑니다.
- 매체 확정 — 위치, 면 수, 초수, 기간
- 소재 규격서 수령 — 매체사나 대행사가 제공
- 콘티·촬영 설계 — 규격서의 화면비 기준으로 구도를 잡음
- 매체별 버전 제작 → 소재 심의 제출 → 송출
규격서에서 반드시 확인할 항목
- 픽셀 해상도와 화면비, 곡면·코너 화면이면 접힘 위치 도면
- 초수(15·20·30초)와 하루 송출 횟수
- 프레임레이트, 파일 형식·코덱, 용량 제한
- 음향 송출 가능 여부
- 소재 제출 기한과 심의 소요 기간
코엑스·광화문처럼 초대형 매체가 몰린 곳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입니다. 크기·모양·설치 방법 규제를 크게 완화한 구역으로, 2016년 12월 코엑스 일대가 처음 지정됐고 2023년 12월 행정안전부가 명동관광특구·광화문광장·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2기로 선정했습니다. 명동이 2024년 11월, 해운대가 2025년 6월 운영을 시작했고 광화문광장은 2025년 9월 공식 점등했습니다. 규제가 풀린 만큼 매체 형태는 더 다양해졌고, 매체마다 규격을 따로 받아야 할 이유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납품 파일 형식 전반은 영상 납품 파일 규격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소리 없이, 멀리서 읽히게 하려면 어떻게 만드나요?
기준은 하나입니다. 영상을 끈 소리로, 실제 화면 크기에서 봤을 때 3초 안에 브랜드와 메시지가 읽히는가.
설계 원칙
- 메시지는 한 문장. 30초에 정보를 다섯 개 넣으면 지나가는 사람은 하나도 가져가지 못합니다. 헤드라인 한 줄과 브랜드명이면 충분합니다.
- 로고는 여러 번. 시청자가 언제 고개를 들지 모릅니다. 첫 컷과 마지막 컷에만 로고를 두면 중간에 본 사람은 누구 광고인지 모릅니다.
- 처음과 끝을 이어 붙인다. 같은 소재가 하루 수십 번 반복되고 사이사이 다른 광고가 끼어듭니다. 어느 지점에서 보기 시작해도 맥락이 끊기지 않게 구성합니다.
- 곡면·코너의 접힘선을 피한다. 글자와 얼굴이 접히는 선 위에 걸리면 한쪽에서는 읽히지 않습니다.
시안 검수 방법
모니터 전체 화면으로만 확인하면 판단이 틀립니다. 매체의 실제 픽셀 해상도로 출력한 시안을 화면 크기와 시청 거리 비율에 맞춰 축소해 보고, 가능하면 매체사에 테스트 송출을 요청해 현장에서 확인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촬영이 들어가는 소재라면 이 검수를 콘티 단계에서 한 번, 편집 가편 단계에서 한 번 거칩니다.
밤에는 왜 영상이 어둡거나 색이 다르게 보이나요?
전광판 밝기에는 법정 상한이 있습니다.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 시행규칙 별표 1은 점멸하거나 동영상이 바뀌는 전광류 광고물의 발광표면 평균 휘도를 조명환경관리구역별로 제한합니다.
- 제1종(보전녹지 등): 해진 후 60분~자정 400cd/㎡ 이하, 자정~해뜨기 전 60분 50cd/㎡ 이하
- 제2종: 800cd/㎡ 이하 → 400cd/㎡ 이하
- 제3종(주거지역 등): 1,000cd/㎡ 이하 → 800cd/㎡ 이하
- 제4종(상업지역 등): 1,500cd/㎡ 이하 → 1,000cd/㎡ 이하
cd/㎡(칸델라 퍼 제곱미터)는 화면 1㎡가 내는 밝기로, 스마트폰 화면 밝기 표시와 같은 개념입니다. 측정은 연출 주기 동안 빛나는 모든 부위를 포함한 평균값으로 합니다.
제작 관점에서 의미는 분명합니다. 흰 배경이 화면 대부분을 채우는 소재는 평균 휘도를 끌어올립니다. 기준을 넘지 않도록 매체 밝기를 낮춰 운영하면, 낮에 맞춘 색감이 밤에는 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어두운 바탕 위에 밝은 요소를 올리는 구성이 주·야간 모두에서 안정적입니다.
매체 빛이 주택 창에 닿는 위치라면 주거지 창면 조도 기준(제1~3종 10lx, 제4종 25lx 이하)도 함께 적용됩니다. 같은 서울 도심이라도 매체마다 밤 밝기 운영이 다를 수 있으니, 규격서를 받을 때 야간 운영 조건을 함께 요청하세요.
전광판 광고도 심의를 받아야 하나요?
받습니다. 매체사 집행 절차 자체에 소재 심의·승인 단계가 들어 있어, 구좌를 확보한 뒤 소재를 제출하고 승인이 나야 송출됩니다. 심의에서 보는 기준은 세 층입니다.
- 옥외광고물법 제5조 금지광고물: 범죄를 미화하거나 잔인하게 표현한 내용, 음란·퇴폐적 내용, 청소년 보호·선도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내용, 인종차별·성차별로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내용은 표시할 수 없습니다.
- 업종별 법: 병원은 의료법 제57조에 따라 전광판 광고도 의료광고 사전심의 대상입니다. 자세한 절차는 병원 홍보영상 제작 가이드에서 다뤘습니다.
- 매체사 자체 기준: 매체사마다 반려 사유와 수정 요구 방식이 다르므로 제출 기한 역산이 필요합니다.
공익광고 편성도 알아 둘 부분입니다. 표시면적 30㎡ 이상 전광판이 다른 사람의 광고를 내보내면, 시간당 표출의 20% 범위에서 공익광고를 편성해야 합니다. 국가 공익광고 10%, 지자체 공익광고 10%로 나뉩니다. 우리 광고 앞뒤로 공익광고와 다른 브랜드 광고가 섞여 돈다는 뜻이고, 앞서 말한 "어디서부터 봐도 읽히는 구성"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3D 아나몰픽 영상, 우리 브랜드도 해야 하나요?
매체가 맞으면 효과가 크고, 맞지 않으면 평면 광고보다 못합니다. 아나몰픽은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해 특정 시청 위치에서만 입체로 보이게 하는 기법입니다. 두 면이 만나는 L자형이나 곡면 화면에서 깊이감이 살아납니다.
제작 전에 확보할 것
- 매체 도면: 각 면의 폭·높이, 꺾이는 각도, 설치 높이
- 주 시청 지점: 사람이 가장 많이 서는 횡단보도나 광장 위치
- 3D 공간 설계부터 시작하는 CG 일정
일정 여유가 특히 중요합니다. HS애드가 서울시청 곡면 전광판에 올린 북극곰 아나몰픽 영상은 시청 거리에 맞추려고 가상 카메라 렌즈를 538mm에서 235mm로 조정했고, 1차 시사에서 물 표현을 통째로 덜어낸 뒤에야 완성됐습니다. 방영일도 4월 22일에서 6월 5일로 옮겨졌습니다. 실제 화면에서 틀어 보기 전에는 입체감을 확신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아나몰픽을 검토한다면 현장 테스트 송출과 수정 회차를 계약 일정에 넣어야 합니다.
매체비와 제작비, 예산은 어떻게 나눠 잡나요?
두 비용은 성격이 다르므로 따로 편성합니다. 매체비는 구좌·기간 단위, 제작비는 산출물 단위로 움직입니다.
매체비 감 잡기
옥외광고 대행사 공개 단가 기준(VAT 별도)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 코엑스 K-POP 스퀘어: 30초 하루 70회, 월 8천만원(0.5구좌)~1억2천만원 선
- 광화문 LUMI 미디어: 30초 70회 또는 20초 100회, 월 5천만원 선
단가는 시기와 패키지에 따라 바뀌므로 반드시 매체사 견적으로 확정하세요.
제작비에서 갈리는 항목
- 실사 촬영 여부 — 모델·로케이션 촬영이 들어가면 촬영 회차가 비용을 좌우합니다.
- 3D CG 비중 — 아나몰픽처럼 공간 설계와 렌더링이 필요한 소재는 모션그래픽 소재보다 일정과 비용이 모두 늘어납니다.
- 매체별 버전 수 — 4:1 가로형, 세로형, 온라인용 16:9를 한 번에 설계하면 버전당 비용이 내려갑니다. 계약서에 산출물 목록으로 명시하세요.
모델 초상권과 음원·폰트 라이선스는 매체·기간 단위로 계약됩니다. 온라인용으로 확보한 권리를 전광판에 그대로 쓸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1년 온라인 조건으로 확보한 소재를 옥외에 거는 순간 계약 범위를 벗어납니다. 대행사가 제작을 외주로 맡길 때의 권리 정리는 영상 제작 외주 하도급 실무 가이드에 정리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전광판 광고 영상은 어떤 규격으로 만들어야 하나요?
정해진 표준 규격이 없습니다. 코엑스 K-POP 스퀘어는 약 7840×1950 픽셀의 4:1 가로형이고, 광화문 LUMI 미디어는 2192×2976 픽셀의 세로형입니다. 매체를 먼저 확정하고 매체사 소재 규격서(해상도, 초수, 파일 형식, 용량, 제출 기한)를 받아 제작사에 넘겨야 합니다.
유튜브 광고 영상을 전광판에 그대로 틀 수 있나요?
대부분 그대로는 어렵습니다. 16:9 영상을 4:1이나 세로형 화면에 올리면 잘리거나 여백이 생기고, 소리 없이 멀리서 보는 환경이라 내레이션에 의존한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습니다. 촬영 소스를 재활용하더라도 매체 화면비에 맞춘 재편집 버전이 필요합니다.
전광판 광고도 심의를 받아야 하나요?
매체사 집행 절차에 소재 심의·승인 단계가 있어 송출 전 검수를 거칩니다. 내용 기준은 옥외광고물법 제5조의 금지광고물 규정이 적용되고, 병원처럼 업종별 법이 있으면 별도 심의가 붙습니다. 의료광고는 의료법상 전광판도 사전심의 대상입니다.
